INSOPT (SOPT 31기 지원 후기)

지원 배경

정말 TMI이지만, 뭔가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의 여러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싶어져서 적게 되었다.

난 1학년 때 아는 동기도, 아는 선배도 없었고, 학회/동아리 와 같이 우리 과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 어떤 곳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학교 공부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몰랐다. 사실은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도 버거웠다. 실로, 1년 전을 되돌아보면, 어쩌다 한 번씩 주어지는 간단한 코딩 과제조차 풀어내기 위해 며칠을 밤을 새야했고, 5일 밤을 새고도 풀어내지 못했던 과제도 있었다. 지금 그러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내게 필요한 공부를 찾아서 하겠지만, 나라는 사람이 그 때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고, 그 상태를 방치했다는 게 너무도 모순적이라고 느껴진다. 그치만 그 때만의 사정이 있었겠지 싶다

그렇게 1학년이 끝났을 때 2학년이 되면 파이썬을 주로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다 까먹은 파이썬을 겨울방학동안 공부해야겠다고 느꼈다. 자료구조, 프로그래밍어론, 알고리즘, 이런 과목들의 이름이 그 때는 너무 무서워보였다. 사실 파이썬을 처음 배울 때 전혀 학생들과 소통이 없으셨던 교수님을 만나(+전 수업 녹강) 1학년 1학기가 끝난 직후조차 파이썬을 제대로 다룰 줄 몰라서 처음부터 새로 공부해야했다. 라는 건 핑계에 가깝고 지금은 그걸 개꿀 하고 받아먹은 내 죄가 더 커보인다.

아무튼, 방탕한 1학년을 보낸 댓가를 겨울방학 파이썬 스터디를 시작으로 고되게 치뤘다.

파이썬 세미나, 코딩해봄(파이썬 멘토링 프로그램), 보안 스터디, 웹 개발 프로젝트*4 (FE3 + BE1), 웹 해킹 스터디, 네트워크 스터디

3월부터 여름방학이 끝나는 8월까지 6개월동안 위의 스터디와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 하나같이 정말 긴 시간들을 요구하는 + 어려운 것들이라 1학기부터 여름방학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시간표에 빈 틈이 없었기에 육체적인 부담도 컸지만 극 I인 나는 위 활동들을 하기 위해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했고, 그 중 빌런들도 정말 많았기 때문에 (하필 그들이 모두 나와 같은 개발 파트를 맡았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들이 버거웠다. 정말 되는 데까지는 참아보는 성격이라 분명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데 언제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 지 모르겠을 때 (사실 그 때라도 당장 말을 꺼내야한다는 건 안다. 실천이 어렵다) 스스로가 답답해서 (+ 유하게 여러 번 표현 했음에도 전혀 바뀌지 않는 누군가에게 결국은 직설적으로 말을 해야한다는 상황이 너무 싫어서) 운 적도 많다. 나는 내가 아닌 건 아니다 확실하게 말을 잘 하는 성격이라고만 줄곧 믿었는데 여러 번 협업을 하면서 계속 얼굴을 봐야만 하는 사이에서는 정말 쓸데없이 조심스럽구나 싶었다.

사실 대학교에 올라와서 협업을 함에 있어서는 안 좋은 기억 >>>> 좋은 기억이다. 협업 과정을 모두 지켜본 동기가 타 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좀 공부해서라도 도와줄까,,,? 할 정도로 팀원복이 심각했다. (같은 팀에 항상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래서 대학교 올라와서 팀플로 혈압 오른 기억이 대부분인데 왜 그렇게 협업을 중시하는 SOPT에 지원을 했냐 ! 는 이어서 적겠다

지원 동기

오히려 여러 팀플 빌런들을 만나보니 팀원의 소중함을 더더욱 느낄 수 있었다. 쉬지 않고 이어졌던 6개월 간의 여러 협업 모임들을 나를 응원해주는 팀원 없이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견딜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스터디와 프로젝트, 멘토링, 세미나 이 모든 것들을 진행하며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의 특징을 생각해보았다. 그들은 모두 스스로의 발전 의지가 적고, 그에 따른 타인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의외로 경험이 부족하고, 실력이 부족한 팀원들은 (나 또한 경험과 실력은 많이 부족하다) 전혀 스트레스 요인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우려 노력하는 모습들이 내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라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진행했던 가장 마지막 프로젝트에서는 그저 개발에 관심이 있고, 그 관심을 노력으로 이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구했다. 사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나를 포함한 모든 팀원은 맡은 분야에서의 개발이 처음인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왜인지 크게 걱정되지 않았고, 실제로 주어진 기간이 짧았음에도 모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완성해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SOPT의 ‘개발 실력은 평가에 반영되지 않으며 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라는 말이 너무*10000 공감이 가서 SOPT에 지원하게 되었다. 물론 단체라는 특성상 모든 사람이 내가 그리던 이상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며, 이상적인 모습이라 하더라도 안 맞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함께하는 과정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충돌은 언제나 환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서류 작성

서류는 도전, 몰입, 유대 라는 IN SOPT의 키워드에 맞추어 작성하려 노력했고, 당연히 글자수는 꽉꽉 채웠다. 지원서가 공개되자마자 초안을 작성해두고, 5일동안 회고에 회고를 거치며 채워나갔다. 이렇게까지 지원서에 공을 들인 것은 처음이었고, 5일이라는 시간을 투자할만큼 SOPT가 내겐 간절했다. 서류 질문들이 바로 작성하기에는 조금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져서 작성하기 위해 나 자신을 정말 깊게 돌아보아야 했다. 작성한 후에는 떨어져도 좋다는 생각이 들만큼(당연히 붙고 싶은 마음이 100배는 더 컸다), 지원서를 작성하는 과정부터 내게 의미 깊었다.

모든 질문에 답을 작성한 후에는 함께 협업했던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부탁하며, 무의식 중에 부풀려 적은 것들은 없는 지와 같은 사실관계 확인과 세가지 키워드, 그리고 질문에 맞는 답이 작성되어 있는 지를 재차 검사하여 완성했다.

공통 질문

1 .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본인을 소개해 주세요. 지원자님이 IN SOPT에 어울리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IN SOPT를 통해 얻고 싶은 것, 이를 위한 계획이 무엇인지 이 세 가지를 소개한 단어와 연관 지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800자)

유대의 가치를 녹여냈다

‘꾸준함’ 이라는 단어로 나를 설명하고, SOPT에 어울리는 이유는 내가 꾸준하게 열정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서 팀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SOPT 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즐거운 협업에 대한 경험이 주는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힘으로 풀어서 작성했다.

2 . 본인의 좌우명에 대하여 구체적인 경험과 함께 말씀해 주세요. 또한 그 좌우명을 실천하기 위해 현재 어떠한 노력을 하고 계신지 적어주세요. (700자)

도전의 가치를 녹여냈다

“나쁜 운명을 깨울까 봐 살금살금 걷는다면 좋은 운명도 깨우지 못할 것 아닌가. 나쁜 운명, 좋은 운명 모조리 다 깨워가며 저벅저벅 당당하게, 큰 걸음으로 걸으며 살 것이다”

처음 보자마자 소름이 돋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장영희 교수님의 말씀이다. 어떠한 개인적 이유로 불안이 최고조에 달해있을 때 접한 말이라 더욱이 크게 다가왔고, 사실 아직도 이 말은 적을 때마다 전율이 느껴진다.

이를 좌우명으로 내세우며 여름 방학 때 무리한 도전이었으나 일단 부딪혔고, 그 결과 성공한 경험을 적었다. 현재 노력 중인 점은, 기존 프로젝트에서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자 개설한 스터디의 내용을 작성했다.

3 . 본인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협업 과정에서 지원자님과 같은 단점을 가진 팀원을 만난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700자)

유대의 가치를 녹여냈다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나의 단점을 적었다. 공적인 자리에서 어투가 굉장히 딱딱한 편이라 더 자기주장이 강하다고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시점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협업을 진행하며 어투를 어떻게 고쳐왔는 지 구체적으로 작성했다. 자기주장이 강한 팀원은 여러 번 만나봤기에 어떻게 해결할 것인 지에 대한 답변은 생각하기 어렵지 않았다.

4 . 평소에 지원자님은 팀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IT 서비스(웹/앱)’을 본인에 비유하여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700자)

유대의 가치를 녹여냈다

Notion 에 대한 나만의 해석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 적었다. 그에 따라 협업 과정에서 어떤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 지 세 가지 경험을 적었다.

서버 파트 질문

1 . IN SOPT 서버 파트에 지원한 이유와 지원하기까지의 노력, 서버 파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주세요. (700자)

몰입의 가치를 녹여냈다

지금까지 html, css 경험이 없는 프론트 개발자들과 항상 협업을 해왔기에 관련된 경험을 있는 그대로 녹여냈다. 프론트엔드 개발에 항상 도움을 주면서, 다양한 페이지를 구성하고 풀스택으로 개발에 참여함에 감사함을 느꼈으나 서버 개발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는 말과 함께 SOPT를 통해 서버 개발에 몰입하고 싶다고 작성했다.

2 . 개발 공부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시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설명해주세요. 서버 관련 공부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700자)

유대의 가치를 녹여냈다

백엔드 개발을 처음 했을 때 (한 번밖에 안 해 봄)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모든 게 다 어려웠다. 매 순간이 도전이었고 매 순간 에러가 생겼고 정말 그냥 집념으로 해결해냈다 … 그래서 그나마 경험이 많은 (프론트엔드는 4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프론트엔드 개발 시 어려웠던 경험을 작성했다. 프론트엔드 개발에서 느낀 두 가지 어려웠던 점과, 이를 해결한 방법들을 팀원들에게 공유하여 도움을 주었던 경험까지 녹였다.

3 . 지원자님께서 경험한 가장 인상 깊었던 서버(백엔드) 팀 프로젝트 경험은 무엇인가요?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팀 내에서 지원자님의 영향력에 대해서 작성해주세요. 백엔드 프로젝트 경험이 없다면 다른 프로젝트 혹은 협업 경험도 좋아요. (700자)

유대의 가치를 녹여냈다

마지막 프로젝트에서 PM을 맡으며 전반적인 일정관리 + 백엔드 개발(100%) 를 진행하며 프론트 개발까지 도왔던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일정을 관리했던 방법으로 나의 영향력을 드러내고, 에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해나갔는 지 작성했다.

4 . 사용해본 언어/프레임워크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한 가지를 선택해 능숙도를 1부터 10까지 점수로 표현해주세요. 그리고 해당 언어/프레임워크를 공부한 지원자님의 구체적인 방법, 앞으로의 학습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700자)

유대 + (도전)의 가치를 녹여냈다

가장 자신 있는 언어인 파이썬을 적고, 파이썬 스터디 경험과 활용하여 웹을 개발하면서 느낀 한계점, 그리고 그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공부할 것인 지에 대해 적었다.

5 . 앞선 내용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링크가 있다면 자유롭게 공유해주세요. 이 항목은 선택사항이며, 면접 때 참고 자료로만 사용될 예정입니다. (Github, 노션, 블로그, 포트폴리오 등 자유, 최대 100자) (100자)

파이썬 스터디 때 사용했던 노션페이지와 백엔드 개발에 참여한 프로젝트의 레파지토리 주소를 첨부했다. 두 개만 첨부하려 했으나, 5월부터 1일 1잔디를 꾸준히 심어온 점을 높게 평가해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깃헙 메인 주소도 추가로 첨부하였다.


정리하며 보니 거의 다 유대에 관련된 답변을 적은 것 같다. 도전과 몰입은 지금까지 해온 활동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면접에서 어필할 때 유대보다 뻔하지 않은 답을 할 자신이 있었다. 지원서에 핵심 가치들을 녹여내려고 생각했지만 그 중 어떤 질문에 어떤 가치를 녹일 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나도 정리하기 전까지 유대 관련된 답변이 이렇게 많은 지 몰랐다. 면접 때 후기들을 살펴본 것에 비해 협업 관련된 질문이 거의 나오지 않아서 굉장히 당황했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 알았다..

서류 합격

서류 합격 후 (사실 전부터) 면접 준비를 시작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 이는 게시물을 분리하여 작성하려 한다

면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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